공룡우표매니아

엄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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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표로 보는 공룡 연구사

공룡우표매니아 2012. 10. 29. 04:00

 

[우정이야기]우표로 보는 공룡 연구사

2012 09/04주간경향 991호

 

 

  인간이 공룡을 알기 시작한 지는 200년 남짓밖에 되지 않는다. 1822년 영국 의사이자 아마추어 화석학자인 기디언 만텔(Gideon Mantell)의 부인이 이상한 이빨 화석을 발견하면서 비로소 연구가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만텔은 갈라파고스 섬에 사는 이구아나와 닮은 이빨의 주인을 이구아나돈(이구아나의 이빨이라는 뜻)이라고 논문에 소개했다. 공룡(dinosaur)이라는 말은 20년 뒤 영국 해부학자 리처드 오언이 이구아나돈을 ‘무서운 도마뱀’이라는 뜻으로 그렇게 부르면서 공룡을 총칭하는 이름으로 굳어진 것이다.


 

                               공룡우표전시회기념 미터스탬프의 최초 복원도 와 복원도의 발전 과정


  오늘날 영상이나 모형으로 위용을 드러낸 공룡은 화석학자와 고생물학자, 해부학자 등의 꾸준한 연구의 산물이다. 최초의 공룡 화석 가운데 하나인 이구아노돈의 모습도 화석의 추가적인 발견과 공룡학자들의 연구 성과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변신을 거듭했다. 최초 발견자인 만텔은 이구아노돈이 큰 도마뱀의 모습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뒤에 추가로 발견된 골격 일부를 토대로 그가 복원한 이구아노돈은 거대한 코뿔소 모양의 도마뱀처럼 보였다. 나중에 완전한 골격이 발견돼 앞발의 엄지발톱으로 확인된 뼈 조각을 코뿔로 착각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공룡 가운데 처음으로 복원된 이구아노돈의 모형은 네 발 보행을 하고 코끼리처럼 둔중한 몸집에다 코에 뿔이 달린 기괴한 모습으로 1850년대부터 런던 하이드파크에 전시됐다.

                                                            이구아노돈의 최초 복원도


  이구아노돈은 영화나 다큐멘터리에서 육식공룡에게 잡아먹히는 불쌍한 초식공룡으로 자주 등장한다. 만텔이 코에 갖다 붙인 날카로운 뼈는 육식공룡의 공격에 맞서거나 식물의 열매를 쪼개기 위한 용도로 쓰였을 엄지발톱이라는 게 확인된 것은 1878년 벨기에의 한 탄광에서 이구아노돈의 완전한 골격이 무더기로 발굴된 뒤다. 이구아노돈이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된 것은 1990년대에 들어서였다. 골격 연구를 통해 성체의 중심 위치가 상체 쪽에 치우쳐 있고 앞다리가 생각보다 튼튼하다는 것이 밝혀진 데다, 발자국 화석의 모양 등으로 봐서 오히려 네 발 보행을 주로 했으리라는 견해가 힘을 얻었다.

       

     티라노사우루스(Tyrannosaurus)    브론토사우루스(현재는 아파토사우루스)      스테고사우루스(Stegosaurus)


  우표의 소재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공룡은 ‘폭군 도마뱀 왕’으로 불리는 티라노사우루스 렉스(T렉스), 처음에 ‘브론토사우루스’라고 잘못 이름이 붙여진 거구의 초식공룡 아파토사우루스, 등줄기에 커다란 골판이 늘어선 스테고사우루스, 머리에 세 개의 뿔과 프릴을 가진 트리케라톱스 등이다. 우정사업본부가 발행한 ‘공룡의 시대’ 시리즈 우표에도 T렉스와 스테고사우루스가 실려 있다.

                                                        트리케라톱스(Triceratops)


  이구아노돈을 비롯해 우리가 지금 보는 공룡의 모습은 새로운 발견과 연구 결과에 따라 계속 달라질 것이다. 흉포의 대명사처럼 알려진 T렉스도 죽은 고기나 먹는 무능한 육식공룡이었을 것이라는 견해도 나오는 마당이다. 그런 변화 과정을 발견하는 것도 공룡 우취의 묘미일 것이다.  우표를 통해 이런 공룡 연구사를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다. 국내 공룡 테마틱 우취의 선구자인 엄원용 한국우취연합 부회장에 따르면 1958년 처음으로 중국에서 루펭고사우루스 골격 화석을 담은 우표가 발행된 이래 지금까지 세계 130여국에서 1300여종의 공룡 우표가 나왔다. 특히 1990년대 영화 <쥬라기공원>의 흥행을 계기로 공룡은 모든 나라에서 우표의 단골 소재가 됐다. 엄 부회장은 22년 동안 2만점 넘게 수집한 공룡 우표를 바탕으로 만든 우취 작품을 경남 고성 공룡세계엑스포 등에 전시해왔다. 파충류를 수집하다 작품을 도둑맞은 뒤 본격적으로 공룡 우취에 눈을 돌린 그는 “미지의 동물인 공룡에 대해 알면 알수록 흥미롭다”고 말했다.

                                                                                                                   <신동호 경향신문 논설위원 hud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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