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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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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진화사의 위대한 승리자

공룡우표매니아 2012. 10. 23. 05:00

[우정이야기]공룡, 진화사의 위대한 승리자

 

                                                                                                                                                2012 08/28ㅣ주간경향 990호

 

 

 

 

 

  상상의 동물인 용은 동·서양 신화에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그런 특징을 가진 존재가 인류의 아득한 기억 속에 실재한 것이라면 그것은 공룡이 아닐까 싶다. 몸길이 50여m, 몸무게 100여톤에 이르는 거구의 초식공룡 세이모스사우루스에서 ‘폭군 도마뱀’이란 이름의 잔혹한 육식공룡 티라노사우루스에 이르기까지 당시 왜소한 체구로 숨죽이며 살았던 생물학적 인간의 조상에게는 경이와 공포와 숭배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했을 것이기 때문이다.요즘 고생물학계는 물론 일반 대중에게도 공룡 붐이 일고 있다. 새로운 발굴과 연구는 물론 영화·다큐멘터리·전시·교육·관광 등의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단순히 호기심 많은 어린이의 관심사를 넘어서서 어른을 위한 지식 및 상품의 소재로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가히 ‘제2의 공룡 르네상스’라고 할 만하다. 우정사업본부가 지난 8월 8일 발행한 ‘공룡의 시대’ 시리즈 우표도 이런 흐름을 잘 반영한다.

공룡의 시대 시리즈 세 번째 묶음.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치기 공룡’ 파키케팔로사우루스, ‘폭군 도마뱀’ 타라노사우루스, 머리에 프릴이 달린 프로토케라톱스. ‘알 도둑’ 오비랍토르. 모두 백악기에 번성한 공룡이다.

  공룡 우표는 중생대 트라이아스기·쥐라기·백악기를 대표하는 공룡을 각 4종씩, 총 12종을 담았다. 2010년부터 해마다 발행해 이번 시리즈를 마지막으로 끝을 맺었다. 우표 속에 되살아난 공룡들은 최근의 풍부한 발굴과 연구, 더욱 정교해진 복원 기술 등에 힘입어 과거보다 더 자연스럽고 생생한 모습으로 되살아난 느낌이다.무심한 어른은 이런 변화에 둔감할 뿐 아니라 공룡 자체에 대해서도 여전히 터무니없는 오해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공룡 이야기가 매력적인 것은 덩치가 엄청나게 크고(육식공룡인 티라노사우루스조차 지금의 코끼리보다 더 컸다), 모습이 기괴하며(다양한 뿔, 골즐, 프릴 등), 드라마틱한 종말(6550만년 전 대멸종)을 맞은 점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멍청하게 덩치를 키웠다가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멸종하고 만 진화사의 실패자로 생각하기 쉽다.하지만 공룡의 역사는 1억6000만년 동안 지구를 지배한 자연의 가장 위대한 성공 스토리 가운데 하나라는 게 현대 고생물학자들의 견해다. 거기에 비해 영장류가 존재한 기간은 5500만년 정도이고, 인류의 사촌에 해당하는 호미니드는 700만년, 지금의 현생인류는 겨우 20만년 전쯤에야 지구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공룡이야 말로 ‘진화의 과정에서 가장 성공적이고 매혹적인 동물 집단’이라는 걸 알 필요가 있다.게다가 공룡은 완전히 멸종하지 않았다.

  공룡의 직계 후손이 새라는 증거가 최근 풍부하게 발견되고 있다. 분류학상으로 공룡은 파충류인 도마뱀보다 조류인 새에 더 가깝다. 캐나다 맥길대학 진화 연구소의 한스 라슨 박사팀은 닭의 유전자에 담긴 진화의 흔적을 조작해 파충류로 퇴화(역진화)시키는 연구를 하고 있다. 라슨 박사의 ‘치키노사우루스’(닭+도마뱀이라는 뜻) 방식이 마이클 크라이튼의 소설 <쥬라기 공원>식 공룡 복원보다 더 현실성이 있다는 게 과학계의 평가다. 살아 있는 공룡의 후손인 조류는 1만여종으로 다른 척추동물에 비해 종수가 훨씬 많기도 하다. 파충류와 양서류의 6000여종, 포유류의 4000여종을 능가한다는 점에서도 공룡은 진화사의 승리자라고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제2의 공룡 르네상스를 이끄는 또 하나의 포인트는 현세 인류의 최대 과제인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다. 공룡이 살았던 중생대의 온실세계는 현재의 기후변화 논의를 시작하는 유익한 통로일 뿐 아니라 공룡의 갑작스런 멸종은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위기를 다루는 자연스러운 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룡학자인 스콧 샘슨 미국 유타자연사박물관 연구큐레이터는 최근 저서 <공룡 오디세이>에서 공룡과 인간은 서로 다른 지질시대에 살았지만 생태와 진화라는 씨줄과 날줄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음을 강조했다. “과거든 현재든 모든 생태계는 순간순간의 에너지의 흐름(생태)이 수백만년에 걸친 정보의 흐름(진화)과 결합하여 만들어내는 최종 산물”이라는 얘기다.

                                                             시조새(Archaeopteryx)

                                                                                                                  <신동호 경향신문 논설위원 hud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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