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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오파트라와 뱀

공룡우표매니아 2008. 3. 4. 00:06

클레오파트라와

 

 

         

                                                                                   클레오파트라

 

이집트의 그리스 시대 마지막 여왕, 클레오파트라 7세의 파란만장한 생에 관해서는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카이사르와 안토니우스, 당대 로마 최고의 장군과 관계했던 아름다운 여왕으로 혹은 요부의 전형으로 말이다. 클레오파트라에 관해, 이집트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 되기 위해 자신보다 아름다운  여자는 모두 죽였다고 하는 엽기적인 이야기부터,  로마 군이 성을 포위하자 시녀들과 함께 독사에 물려 이용해 자결했다는 이야기까지 많은 루머가 전해진다. 클레오파트라의 미이라를 해부한 과학자들은 죽음의 원인이 독살이 아니었다고 해명한 바 있으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요부와 뱀이 어울린다고 느낀다.

 

클레오파트라의 죽음 (Guido Cagnacci 1601-1681)

 

이 그림 속의 클레오파트라 역시 독사에 물려 죽은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그녀의 오른팔에 매끄러운 뱀의 몸뚱이가 감겨 있으나, 맹독이 몸에 퍼져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모습으로 표현되지 않았다. 클레오파트라는 최고의 미녀 답게, 죽음 이후에도 누군가 자신을 보고있을 것을 예상한 듯 고혹적인 자태로 무기력하게 늘어졌다.  그녀는 누구를 위해 자신의 죽은 몸을 내보이는가?   이 그림을 보는 많은 사람들은 왕국의 마지막을 지켜내지 못한 채 자결한 국가의 지배자, 여왕의 모습이 아니라, 뭇 남성을 이용했으나 결국 죽음을 자초하고 만 무기력한 여성의 모습이다. 그녀는 죽어 마땅하며, 스스로 택한 죽음이 가치를 가지기 위해서는 담담하고 아름답게 죽어야만 한다. 사람들이 요부에게 기대하는 모습은 남성을 고통에 빠뜨리는 과정에서, 순순히 남근을 받아들이는 모습이기 때문이다.뱀, 찌르는 칼과 창, 화살 등은 가학적인 소재이며 동시에 성적인 이미지와 결부되어 있다. 이런 상징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여성은 자신을 죽이는 남성 즉, 자신의 소유주인 남성에게 전적으로 종속되어 있어야 한다. 종속된 여성의 자결은 그녀의 피학 성향을 정당화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보는 이가 원하는 여성의 마조히즘 말이다.)

 

출처 : 삶과 생각  |  글쓴이 : 시인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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