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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인, 실체교류

관광인 여행 ........ 147. 충남 예산군의 추사고택 1.

공룡우표매니아 2019. 8. 13. 04:00

관광인 여행 ........ 147.

충남 예산군의  추사고택 1.



신암 : 추사고택

  추사고택은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1786~1856)가 여덟 살 무렵까지 머물던 곳이다. 추사 집안은 안동 김씨, 풍양 조씨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 당대의 세도가다. 영조의 계비인 정순왕후가 추사의 11촌 대고모였다고 하니 그 위세를 짐작할 만하다. 그러나 개인의 행복이 집안의 영광과 늘 같은 것은 아니어서, 그는 여덟 살 때 친부모와 헤어져 큰아버지에게 양자로 보내지는 아픔을 겪는다. 자기의 의지와 상관없는 삶의 불가피성은 그의 전 삶을 관통하는 운명 같은 것이었다. 어머니와 첫째 부인을 아직 어린 가슴에 묻어야 했고, 양아버지와 스승 박제가의 죽음도 어린 나이에 감내해야 했다. 이런 개인적인 아픔은 성인이 되어서까지 이어져, 입신한 뒤에는 정치적 핍박으로 유배지를 떠도는 파란 많은 인생을 꾸려야 했다. <세한도>에는 그의 쓸쓸한 삶이 오롯이 그려져 있다. 추운 겨울, 한기 서린 한 그루 소나무로 그려진 그의 고독한 삶이 그토록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사실은 예술이 가지는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엽서 후면의 김정희 수목화 " 세한도 " 1844년작 국보 제 180호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

  추사는 장성해서도 이따금 이곳에 내려와 책을 읽고는 했다고 하니 고택 안팎으로 추사의 체취가 넉넉하다. 담장 위로 중첩된 고택의 지붕이 일품이다. 주위 경관과 어우러져 벅찬 기분까지 자아낸다. 조금 아쉬운 것은 솟을대문을 받치고 있는 계단이다. 가마를 타고 드나드는 솟을대문에 계단은 아무래도 어울리지 않는다. 가마고 말이고 탈 일이 없는 시대이고 보면, 높은 솟을대문은 어쩌면 건물을 복원한 이들이 추사에게 보내는 존경의 염(念)이라는 생각도 든다. 초가를 뜻하는 초당이라는 이름을 붙여 놓고 기와를 얹은 문화재 복원의 어처구니없음이라니. 최근까지도 복원된 많은 건축물들이 전문적인 지식의 부족과 주먹구구식 복원으로 많은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1930년대 추사고택을 찍은 사진을 보면 솟을대문에 딸린 문간채가 지금보다 커서 좌우로 꽤 긴 행랑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은 그저 단출한 문간채뿐이다.

디자이너 : 박은경    발행일 : 2019. 7.  24     사용우체국 ㅣ 신암우체국

신암 : 추사고택

  추사고택이 현재 자리에 있게 된 데에는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추사의 증조부로 영조의 사위였던 김한신이 주변 신료의 질시를 받아 서울에 있던 집을 옮겨 올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고, 두 번째는 영조가 직접 용궁리 일대의 땅을 하사하고 충청도의 53개 군현에서 한 칸씩의 건립 비용을 염출해 53칸의 집을 지어 주었다는 주장이다. 뒤의 의견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무튼 건물이 지어진 영조 연간은 성리학의 위세가 그래도 아직 쟁쟁할 때였다. 그래서인지 안채에서는 성리학자의 고집이 느껴진다. ㅁ자 형태의 집 평면만이 아니라 지붕, 벽체가 거의 완벽한 대칭을 이룬다. 그러나 여러 가지 방법으로 대칭이 주는 긴장감을 해소하고 있어서 부분적으로 살펴보면 집 어디에서도 쉽게 대칭을 찾을 수 없다. 중정을 중심으로 대청이 있지만, 좌우로 방을 엇갈리게 배치하고 광창(光窓, 빛을 들이는 창)이나 문의 위치에 변화를 주고 있다. 성리학을 수용하여 ㅁ자집을 채택했지만, 생활을 포기하지 않은 것이다.   (이야기를 따라가는 한옥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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