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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우표매니아의 가을

공룡우표매니아 2010. 11. 13. 05:37

공룡우표매니아의 가을

 

 

세월의 빠름을 누구보다 빨리 느낄 수 있는 나이,  늙고 젊음을 떠나 누구나 가끔은 센치해지고 이유없는 그리움에 한숨짓는 일 경험했으리라 믿는다. 특히 계절이 바뀌는 시기에 더욱 그리움이 밀려온다. 가을의 끝자락에서 비 바람에 흔날리는 가로수의 잎들을 바라보며 가끔은 삼류소설의 주인공이고 싶은 마음이다. 그렇게 긴 세월은 아니지만 지나온 세월들을 뒤돌아보면 계절이 바뀔때 마다 온갖 추억들이 생각나고 그 별거아닌 추억을 아름답게 미화하고 싶은 것은 영락없는 삼류소설의 주인공 이다.

이산 저산 다니며 밤줍던 가을, 논두렁 따라 이리저리 뛰며 메뚜기 잡던 어린 시절부터, 고운 단풍잎 모아 책갈피에 끼워 넣었던 학창시절, 여학생도 아니면서 왜 그짓을 했는지...  유난히 키가 크고 눈망울이 예뻣던 소녀 자임이. 달밝은 가을밤, 비포장 도로였지만  달빛에 하야케 보이던 그길은 고목처럼 큰 프라다나스가  줄지어있었고, 그 낙엽지던 가로수길을 손잡고 거닐던 아련한 추억들이 그리움으로 밀려오는 것이, 눈감으면 소설 속 주인공 이다.

밤새 내린 비 때문일까 도로변에 쌓여있는 은행잎을 보면서 갑자기 발걸음이 느려지는 것은 또 가을이 가는구나 하는 한숨어린 마음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수십번을 보내고 맞았던 가을, 왜 올 가을이 이렇게 서운한 것인지 내마음 나도 모르겠다. 이 마음도 삼류소설의 주인공이고 싶어서가 아닐지.........

G20 정상회의 개막이다 해서 언론매체에서는 실시각으로 난리치고 있지만 솔직히 우리에게 아니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도 모르겠고, 왜 그것 때문에 온갖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지도 모르겠지만 이날 오후 하늘에서는 번개치며 비가내려 온 거리가 가로수 잎들로 마지막 가는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하는 것이 G20 정상회의 보다 더 기역에 남을것 같다. 서울역에서 삼각지까지 1시간 이상을 차안에서 버티며 가로수 잎들이 휘날리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지루한 시간을 견딜 수 있었다. 먼 훗날 이 일도 추억속에 남아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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